비 온뒤 화창한 날 공주님을 깨워 산행을 준비 했다
이른 새벽시간 활동이 아직 익숙하지 않아, 내내 졸린 듯한 표정을
보고 있노라니 절로 웃음이 난다
어릴적 워낙 체력이 약해서 예전같으면 상상조차 할수 없는 일인데
흔쾌히 산행에 나서니 공주가 그져 고마울 따름이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쌀쌀하다
보스톤백에서 니트를 하나 꺼내 공주에게 입혔다
"무얼 입어도 이뿌네, 우리공주는" 하니 예쁜공주 함박웃음이다
등산로 산중턱으로 갈수록, 우거진 푸르름의 나무잎 사이로,
늦봄 빼곡히 박힌 핑크빛 철쭉 꽃잎은, 계곡물에 반사되어,
마지막 이쁨의 꿈틀거림은 양귀비 자태에 버금가리
앙상한 회갈색 숲 정상에서는
잔인한 차가움의 억누름인들 가문비 초록 움트임을 어찌 당하랴
온 산천이 곧 초록되어 함께 춤추리라
체험의 묘미는 경험하는 자만의 특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