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와 도자기 그리고 술

청차와 숙차

綠 香 2025. 3. 4. 14:12

오랜만에 공작 청병보이차를 음다(飮茶)했다
보이차를 처음 접했던게 숙차였다
처음 시음시 왜 이런 차를 마실까?
속된 말로 썩은 짚푸라기 내음 나는 이런 차맛에 왜 환호들을 할까?
그래서 숙보이차는 지푸라기 냄새나고 썩은 듯한 차라는 편견이 생기면서
반발효차(청차종류)에 빠지게 됐다
숙차를 처음 접했던게 근 30여년이 됐는데도 아직도 마시지 않고 소장만 하고 있다
인공발효(악퇴)공정에 대한 불신이 나에겐 너무 크게 와 닿았고
지푸라기 냄새와 속 아림현상이 싫어서 그럴지도.

물론 지금도 마시지는 않지만 숙차의 제조공정과 효능에 대해 알고 나서는

그런 편견들만은 많이 사라졌다

청차류의 반발효차중 철관음 향에 빠져 다른 차종류들은 전혀 접하지 않았고
그것만 십여년을 마시게 됐다
그땐 애들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향좋은 철관음 차 생활을

곧잘 따라하기도 했다

그러나 보이차를 접하면서 향이 아닌 특유의 고삽미 때문에

애들과 같이 하는 빈도는 줄어들게 되었다.


그러던 중 어느 지인을 통해 보이청차를 접하면서, 보이차에 대한 인식이

완전 바뀌게 되어 이곳저곳 많은 찻집을 다니면서 마셔보며 학습해 갈 즈음에

햇 청차를 마구잡이로 사 모았다

무지에서 그랬을수도 있지만 더 정확한 표현은 가격 때문이였다

지금은 그것들이 노차로 익어 가고, 나날이 변해가는 맛과 향은

더 좋은 차로 거듭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그때 판단이 옳았다.
오랜 차생활로 나름 호불호의 판단이 생기면서 조금 더 좋은것,
조금 더 발전 가능한 차들로 눈을 돌릴 즈음에 구입한게 공작 청보이차다
가격이 만만찮지만 맛과 향에 취해 과감히 투자를 했다

수년 동안 즐겨 마시며 지인들도 많이 나눠 주기도 했다.
이젠 혼자만 즐길 수 있을 만치 소량만 남아 있어 아끼며 관리하고 있다
좋은 원재료이기 때문에 세월이 흘를수록 하루하루 더 좋은 차로

변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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